30대 직장인 '문재인 게임' 만든 이유

"문재인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힐링'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흔히 듣는 이야기는 '그놈이 그놈'이 아닌가 싶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문재인 게임'을 만든 유튜브 채널 '두왕Studio'. 이 채널 운영자 '두왕PD' 2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자신을 "그냥 평범하게 직장 생활하는 30대 남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렇게 외치던 소통은 없어지고, 청렴을 내세우던 정치인이 가장 큰 범죄를 저지르고, 서민을 위한다던 각종 정책은 양극화만 낳았던 4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저도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두왕Studio'는 지난 27~28일 '문재인 게임 | EP.1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와 '문재인 게임 | EP.2 주머니에 든 재앙'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2분 남짓한 이 영상들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것으로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드라마 영상에 자막을 합성해 나타냈다.

그는 "유명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의 특정 장면을 풍자한 사진 형식의 게시물을 본 것을 계기로 '현실에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문제를 더 갈무리해서 보기 쉬운 동영상으로 풍자 영상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작 의도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TV에서 개그맨들이 가볍게 정치 풍자도 많이 하고, 만평 등의 방법으로도 흔히 있었듯 힘든 시기에 웃음 한번 전해드렸으면 하는 마음 또한 유머코드로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게임'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9일 현재까지 에피소드 1편과 2편은 각각 17만회와 6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도 댓글을 통해 "현실반영 100프로다" " 당장 대년 대통령 선거 투표 독려용 공익광고로 올려라" "오징어 게임보다 더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지 출처 : 머니투데이


'문재인 게임'이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는 죽어가는 자영업자들,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남녀 젠더 갈등, 부동산값 폭등 등 현 정권의 비판받는 지점이 드라마 장면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서바이벌 드라마를 통해 현실을 풍자하는 영상이지만 내용이 무겁지 않고 유쾌한 연출로 웃음을 자아내는 점도 인기 원인이다.

인상적인 장면은 에피소드 1편의 첫 장면이다. "그럼 지금부터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투표자가 "국짐(국민의짐, 국민의힘을 비하하는 단어)보단 낫겠지"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PD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후 정부에 대해 느낀 실망이 '문재인 게임'을 만든 계기가 된 것이다.

 

정부를 풍자하는 정치 콘텐츠이면서도 정치적 편향이 강하지 않은 것도 인기 원인이다. 영상이 게시된 유튜브 채널 '두왕Studio'는 평소 아이폰, 비트코인, 법률 상식 등을 주요 콘텐츠로 다뤘다. 이렇게 본격적인 정치 풍자 영상은 사실상 처음이다.

PD는 "특정 정당에 대한 편향된 의도는 없다"며 "평범한 국민의 한명으로서 다수에게 공감될 실제 이슈들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고 싶은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구분 없는 이슈를 다뤘는데도 몇몇 분들은 댓글로 특정 정당에서 돈 받는 게 아니냐고도 남기더라"고 밝혔다.

댓글로 제작자를 비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는 "다행히도 제가 멘탈은 좋은 편이라 반대의견을 내주시는 댓글도 존중하여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드리고 있다"고 했다. 또 "현 정부 지지자분들 중 대다수는 악플도 정중하게 달아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신변을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많더라. 농담으로라도 당분간은 조심히 다녀야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게임'에서 자영업자의 고통, 페미니즘 논란 등 성별 갈등, 서민 부동산 문제 등을 다룬 데에는 "초기 컨텐츠 제작 의도와 같이 2021년의 대한민국 정치에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공감될 만한 주제를 선별하여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고나 뽑기 게임'을 백신 종류 선택으로 (패러디)하는 부분도 넣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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